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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14일 목요일

2024년 첫 글, 그리고

 어쩌다 3월이나 되서야 2024년의 첫 글을 블로그에 올립니다. 긴 시간 동안 쓰려다 멈칫한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그런데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아 결국 '쓰다 지우고 쓰다 지우고'를 반복하다가 지금에 이르렀다.  

 2023년 12월, 시를 공부하는 수업은 별 탈 없이 마무리했다. 그 후 시를 쓰는 일을 향한 열정은 잠시 접었다. 예전에 소설 쓰기 수업 후 그랬던 것처럼. 게다가 작년 후반에 결정된 번역 2건의 계약이 모두 취소되는 일도 겪었다. 하아.

 번역이 먹고사니즘에 기본 역할을 못한다는 건 둘째치고, 번역 경력을 위한 길이 막힌 것이니 힘이 빠졌다. 요즘은 이런저런 책과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이른바 N잡러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다. 고민 끝에, 두어 가지 일을 일단 시작하기로 했다. 하나는 너튜브를 활용하는 일, 다른 하나는 한국전통주를 배우는 일이다. 

  1. 너튜브는 일단 무언가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AI를 활용한 음악 채널을 만들었다. 조회수의 극한 슬픔을 보여주는 채널이지만, 너튜브에 무언가를 업로드하는 걸 처음으로 해서 그런지 나름 재미가 있다. 썸네일과 음악 재생 시 필요한 화면 만들기, AI 음악 생성 활용 등등, 의외로 간단한 채널 하나에도 큰 품이 든다. 전업 너튜버가 웅장해 보이는 순간이다. 사실 이건 경험에 중점을 둔 것으로, 야심찬 아이템을 기획하려고 한다. 무얼 하려고? 아직 미정. 뇌 속을 이런 저런 메모 거리로 마구 휘젓는 중이다. ('브레인 스토밍'이라고 했던가)
  2. 내가 영어가 된다는 (된다는 말이지 실력이 엄청나다는 건 아님) 점을 살려 한국전통주를 가지고 무언가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K가 대세인 게 얼마나 오래 가겠냐만은, 당분간은 괜찮으리라 전망한다. 하지만 '이것만 하면 오케이'라는 얼토당토아니한 생각은 쓰레기통에 휙. 열심히 배우자.
 작년에 함께 시 수업을 들은 2명의 우수 수강생 둘이서 진지하게 시 공부를 하자고 결의를 다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함께 공부하면서 시 쓰는 일을 멈추지 말자는 취지다. 영광스럽게도 이 모임에 초대되었다. 소설 쓰기와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나는 흔쾌히 수락했다. 물론 내가 두 분에게 어떤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나저나 올해 진지하게 다시 프랑스어 공부하기로 했는데... Je sais pas!

 2024년, 3월이나 되어서야 올해가 시작한 기분이다. 학생도 아닌데.
 

 - 김군

 [별 볼 일 없는 글도 무단 도용은 금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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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8일 금요일

Different person, different preference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취향도 다르다.
 사실 취향에는 많은 요소가 들어 있다. 따라서 취향은 어쩌면 한 사람의 삶과 그것을 이루는 복잡다단한 부분이 조합된 결과물이다. 성격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책도 그렇다. 보라, 많은 이가 베스트셀러에 열광할 때 흥칫뿡을 날리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사실 나도 그런 사람 중에 하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먹으면서 그저 흥칫뿡만 날릴 뿐, 그 많은  이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이유가 뭐가 되었든 그들은 그 책을 선택했고, 거기서 무언가를 얻었다고 봐야 하니까.

 문학을 좋아하는 나와 문학을 좋아하는 다른 이는 취향이 비슷할 수도 다를 수도 있다. 취향이 확고해서, 피곤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나는 그렇다. 그리고 지금도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이 피곤함은 여러 감정 상태를 의미할 수 있다. 예를들어, 나는 책을 좋아하고 많이 구입하는 이들에게 인기있는 작가의 작품에 전혀 감흥을 느끼지 못할 때가 있는데, 누군가는 나를 희한한 인간으로 바라보기도 하는 것이다. 요즘은 의의로 비슷한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이 늘어 이런 피곤함을 조금은 덜었다. 아, 기쁘다.

 솔직히 나는 한국 소설과 시를 많이 읽어 보지 않은 사람이다. 주로 프랑스 문학과 영미 문학을 즐겨 읽는 사람이다. 한때 괴테에 빠지기도 했다. 아무튼 조금 과장을 하자면 세계 문학 쪽에 눈이 더 가는 유형이다. 거의 4년이 다 되어가는 귀국 후, 한국 소설과 시를 나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읽으면서 이 취향의 문제가 연기처럼 피어올랐다. 이런저런 이유로 '인기있는 작가'의 소설과 시를 읽고 나서 나는 물었다. '왜?' 전혀 감흥이 없던 작품에서 '아, 이런 걸 요즘 독자는 좋아하는 구나'의 가르침은 얻었다. 심지어 명망 있는 작가의 추천작 혹은 화제작을 읽고도 그런 '왜?'는 종종 피어 오른다.

 요즘 시 수업을 듣다 보니, 한국 시에서 느끼는 그런 '왜?'를 새삼 떠올리게 되었다. 10여 년 전후의 시인의 시를 '초현대'(대략 1950 ~90 년대를 '현대'라고 가정한 상대적 의미로)라고 할 때, 그들의 시를 읽으면서 나의 '왜?'는 더 커졌다. 나는 언어가 가진 미적 감각에 이렇게도 둔한 걸까? 물론 그중에서도 무릎을 탁 치면서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들도 많다. 그러나 나의 의문은 사라지지 않으니, 이는 '취향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겠다. 내가 '왜?'를 품는다고 해서 그런 시들이 나쁘다거나 수준이 낮다거나 그런 말은 결코 아니다.

 무엇보다 내가 잘 나서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다른 글에서도 밝혔지만, 난 심지어 엉망진창 운문을 쓰고는 시라고 부르기도 하는 사람이다. 하하!

 나름 시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조금씩 '왜?'에 관한 답안을 작성 중이라는 생각이 든다. 완전한 대답은 없겠지만, 그래도 요즘 작가와 독자에 관한 이해, 나아가 '요즘 취향'에 관한 이해가 늘어나길 바란다.


 - 김군

 [별 볼 일 없는 글도 무단 도용은 금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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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7일 목요일

부끄러움은 나의 몫

 타고난 재능이 아니고서야 그냥 막 써도 작품이 되는 일은 당연히 없다.

 '배우는 데는 나이가 없고, 체면이 없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가슴이 쓰리다. 
 
 노래 가사 마냥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다. 엉망진창 습작을 애써 애둘러 이야기한 선생님에게 고마운 마음도 있다. 그런 싸불인 시들을 어딘가에 응모한다고 했으니, 기분이 상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따위를 응모한다고? 시, ㅅ도 모르는 거 같은데?' 정도가 아닐까. 아무튼, 나름 쎈 피드백을 받았고, 이 피드백을 받을 즈음 사실 난 예상하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바로 '앗차' 싶었으니까.
 
 자, 다시 시작하자.

 - 김군

 [별 볼 일 없는 글도 무단 도용은 금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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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6일 수요일

기본(기초)의 중요성

 오래전 곰브리치 선생님의 <<서양미술사>>라는 책을 읽고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개인적으로 피카소의 그림을 좋아하지 않는데, 그의 그림 전면에 드러나는 추상적 느낌 때문이다. 추상화하고는 그다지 친하지 않다. 그 책을 읽기 전까지 피카소의 그림을 싫어하던 나는 생각했다. '와, 저렇게 그리고는 엄청난 명성을 얻었다니, 세상에나!' 책에서 그의 젊은 시절 연필로 그린 그림을 보고서 그제야 생각을 고쳐먹었다. 노인을 그린 스케치. 세밀화까지는 아니더라도 노인의 모습을 자세한 모습으로 표현한 그림이었다. 피카소의 추상화는 그냥 막 그려서 대충 만들어낸 게 아니었다. 살짝 부끄러웠다. 내가 오해한 거구나. 그런데, 난 여전히 피카소의 그림에 별로 감흥이 없다. 못 말리는 개인의 취향이다.

 그 이후로 미대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노력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모든 일에 기본 혹은 기초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기본(기초)의 중요성. 마음에 새겼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무뎌진 게 분명하다. 나는 요즘 시 쓰는 걸 배우는 수업을 듣고 있다. 습작 시 합평 이후 그 중요성이 내 마음에서 얼마나 약해졌는지 새삼 깨달았다. 온갖 화려한 수식어, 비유, 어려운 단어 등을 자신만의 감흥에 젖어 씨불이는 꼴이라니. 이번에는 제법 부끄러웠다. 내가 잘못한 거구나.

 시 수업을 듣다 보니, 어느 때보다 시를 더 읽고, 감상하고, 쓰고 있다. 그리고 며칠 전부터 나름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즐거워하는 나를 발견. 나는 내가 이 정도로 시를 좋아하는지 몰랐구나. 공부 교재에서도 기본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감정에 취한 시, 어려운 말을 늘어놓는 시, 과다한 비유를 향한 집착 등을 딱 꼬집어 말해주는 게 아닌가. 합평에 제출한 시가 더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다시 마음에 새기자. 기본이 먼저이며 가장 중요하다. 멋지고 싶으면 그다음에 생각하자.

- 김군

[당연한 이야기지만 별 볼 일 없는 글이라도 무단 복사 및 사용은 옳지 않습니다. 필요하다면, 김군에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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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d Case / 시 (습작)

   연기가 피어오르는 파이프 파이프를 문채 굳게 닫은 입술 입술에서 새어나오는 불가해적 언어 언어는 말이 되지 않는다 말이 되지 않지만 소리가 된다 소리가 된 꿈이 흘러간다 흐르는 꿈은 연기와 천천히 천천히 사라지는 단서 쓰다만 펜에서 흐르는 잉크 ...